연희동에 있던 첫 전세 신혼집 사진을 다시 꺼내봤습니다. 오래된 다세대 빌라였고, 지금 다시 보면 서툰 부분도 많지만 그때는 꽤 진심으로 손을 댔던 집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돈은 넉넉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신혼집을 그냥 낡은 상태로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부분은 직접 뜯고, 칠하고, 붙이고, 고쳐가며 꾸몄습니다.

구옥 빌라였지만 신혼집답게 꾸미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화이트 베이스에 우드 포인트를 넣는 인테리어가 많이 보이던 때였습니다. 주방 상판을 원목으로 하거나, 벽 한쪽을 우드 느낌으로 잡는 집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저도 그런 분위기를 좋아했습니다. 다만 예산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공사를 맡기는 방식은 어려웠고, 손이 가더라도 직접 해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체리색 몰딩과 낡은 타일을 먼저 정리했습니다
구옥 집에서 제일 눈에 먼저 들어왔던 건 체리색 몰딩과 문, 그리고 오래된 타일이었습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촌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색감이었고, 집이 더 어두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문과 몰딩은 페인트로 톤을 줄였고, 주방 쪽 오래된 타일은 당시 새로 나왔던 붙이는 우레탄 타일을 사용했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자재 정보가 많던 때는 아니었지만, 그때는 그것만으로도 분위기가 꽤 달라졌습니다.


주방은 애쉬 원목 상판을 직접 짜서 만들었습니다
가장 신경 쓴 곳은 주방이었습니다. 기존 주방을 그대로 쓰기에는 아쉬움이 컸고, 신혼집에서 가장 집다운 느낌을 내고 싶었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주방 상판은 애쉬 원목으로 직접 짜서 만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겁도 없이 했던 작업인데, 그때는 원목 상판이 주는 따뜻한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주방 서랍 문들은 손잡이를 바꾸고, 화이트톤 필름을 붙여서 마무리했습니다.


작은 아일랜드 식탁과 우드 블라인드로 톤을 맞췄습니다
주방이 완성된 뒤에는 작은 아일랜드 겸 식탁을 두고, 우드 블라인드로 전체 톤을 맞췄습니다. 화이트와 우드 조합을 좋아했던 시기라 그런지, 주방 쪽은 특히 그 느낌을 많이 담으려고 했습니다.
다른 방들은 주방만큼 크게 손대지는 않았습니다. 가구 배치와 몰딩 페인팅 정도로 정리했고, 예산과 체력 안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습니다.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집입니다
연희동 집은 오래 살지는 못했습니다. 언덕이 꽤 있었고, 생활하기 편한 집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첫 전세 신혼집이었고, 직접 손을 댄 공간이라 기억에는 오래 남아 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미숙한 부분도 많습니다. 마감이 완벽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요즘 기준으로 보면 더 좋은 방법도 많았을 겁니다. 그래도 그때는 가진 예산 안에서 어떻게든 집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홈즈로그에는 이런 기록도 남겨두려고 합니다. 꼭 전문가처럼 완벽하게 꾸민 집이 아니어도, 직접 고치고 살면서 느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꽤 괜찮은 기록이 되더라고요.
